한국에서 10년 동안 'K-직장인'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다, 지금은 뉴질랜드에서 새로운 직장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블로거입니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 10년이면 웬만한 일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만렙' 직장인이 되기 마련이죠. 야근, 회식, 상사 눈치 보기... 나름대로 직장 생활의 쓴맛 단맛 다 봤다고 자부하며 뉴질랜드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그런데 제 10년 치 상식을 완전히 뒤흔드는 역대급 문화 충격(Culture Shock)을 겪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뉴질랜드 직장의 '선 넘는(?)' 문화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 "마시면서 하세요" 업무 중 책상에 배달된 와인잔

뉴질랜드 회사에 입사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입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랴, 영어로 업무하랴 긴장감이 극에 달해 있었죠. '한국인의 매운맛을 보여주겠다'는 일념으로 모니터가 뚫어져라 집중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제 매니저가 제 책상 쪽으로 걸어왔습니다.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제 모니터 옆에 투명한 와인잔을 슥 올려놓는 게 아니겠어요?

"이거 마시면서 해요! enjoy!"

순간 제 귀와 눈을 의심했습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게 진짜 와인이 맞나? 내가 너무 피로해서 헛것을 보나?' 싶었죠. 한국 직장이었다면 대낮에 근무 중 술을 마신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고, 심지어 징계 사유가 될 수도 있는 대형 사고니까요.

😅 술 못 마시는 K-직장인의 눈물겨운 '시늉'

사실 저는 평소에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뉴질랜드 현지 매니저가 호의로 건넨 와인을 단칼에 거절하기도 애매한 상황이었죠. 무엇보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동료들도 자연스럽게 와인이나 맥주를 한 잔씩 들고 웃으며 일하고 있더라고요.

이게 말로만 듣던 뉴질랜드의 '금요일 오후(Friday Drinks)' 문화였던 겁니다.

너무 충격적이었지만, 일단 자연스러워 보이기 위해 와인잔을 들고 마시는 시늉이라도 냈습니다. 속으로는 '와, 진짜 여기 외국 맞구나. 한국 부장님이 보셨으면 뒷목 잡으셨을 텐데...' 혹은 개념상실녀로 낙인찍혔겠지?... 하면서 혼자 속으로 엄청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 낯설었던 문화 충격, 이제는 가장 좋아하는 일상으로

시간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요? 당연히 이 자유로운 뉴질랜드 직장 문화에 완벽하게 익숙해졌습니다.

금요일 오후가 되면 다 같이 긴장을 풀고 가볍게 한잔하며 한 주 동안 고생한 서로를 격려하는 이 문화가, 이제는 일주일 중 제가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한국의 강압적이고 무거운 회식 문화와는 전혀 다른, 진짜 '리프레시'를 위한 문화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죠.

10년 차 한국 직장인의 뼈를 때렸던 뉴질랜드의 와인 사건.

처음엔 거대한 문화 충격이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제가 뉴질랜드 직장 생활을 사랑하게 만든 최고의 첫인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겪었던 해외 직장의 가장 황당하거나 신선했던 문화 충격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