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 Designer in New Zealand
🇳🇿 Designer in New Zealand | AI · Branding · Packaging · K-직장인 - New articles every week

뉴질랜드에서 링크드인(LinkedIn)이 '생존줄'인 이유와 치명적인 실수

뉴질랜드에서 링크드인(LinkedIn)이 '생존줄'인 이유와 치명적인 실수

뉴질랜드에서 LinkedIn을 안 하면 손해 보는 이유!  그리고 내가 직접 본 치명적인 실수

한국에 있을 때 LinkedIn은 나에게 조금 애매한 플랫폼이었다. 그런데 뉴질랜드에서 실제로 일하고 사람을 만나면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곳에서 LinkedIn은 단순히 일자리를 찾는 사이트라기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공개된 커리어 프로필에 더 가깝다. 그리고 잘 관리하는 것만큼 무엇을 올리지 않는지도 꽤 중요하다는 걸 실제 회사 생활을 통해 알게 됐다.

한국에 있을 때는 LinkedIn이 왜 필요한지 잘 몰랐다

한국에서 일할 때 LinkedIn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던 기억은 별로 없다.

취업을 한다면 채용 사이트를 찾아보고, 회사 홈페이지에서 지원하고, 필요하면 사람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이 익숙했다.

LinkedIn 계정은 있어도 거의 방치해두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뉴질랜드에서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처음 만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Are you on LinkedIn?”

이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정말 많았다.

명함을 주고받는 것보다 LinkedIn에서 바로 연결되는 일이 더 자연스러울 때도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여기 사람들은 LinkedIn을 많이 쓰는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채용 과정도 보고, 다른 회사 사람들과 일하고, 누군가 이직하는 과정까지 가까이에서 보면서 알게 됐다.

LinkedIn은 단순한 구직 사이트가 아니었다.

내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업계 사람들에게 계속 보여주는 공간에 가까웠다.

뉴질랜드에서는 ‘누가 아는 사람인가’가 생각보다 중요하다

뉴질랜드 취업 시장에서 처음 놀랐던 것 중 하나는 사람과 사람이 정말 자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시장 자체가 크지 않다 보니 몇 명만 거치면 서로 아는 사람이 나오는 경우가 꽤 있다.

어느 회사에서 일했다고 이야기하면,

“아, 거기 누구 알아.”

라는 말이 돌아오기도 하고,

내가 예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이 새로운 회사로 옮겼다가 몇 년 뒤 전혀 다른 곳에서 다시 연결되는 일도 생긴다.

그래서 채용에서도 네트워크가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한다.

공고를 내기 전에 주변 사람에게 괜찮은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Recruiter가 LinkedIn에서 직접 후보자를 찾아 연락하기도 한다.

물론 모든 채용이 추천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Seek이나 LinkedIn Jobs, 회사 채용 페이지를 통해 공개적으로 지원하는 일도 당연히 많다.

그런데 ‘아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지원하는 것’과 ‘업계에서 이미 어느 정도 존재가 알려진 상태에서 지원하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이게 내가 LinkedIn을 꾸준히 관리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당장 이직할 생각이 없어도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계속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LinkedIn은 CV보다 훨씬 오래 살아 있는 프로필이다

CV는 보통 지원할 때만 누군가 본다.

그런데 LinkedIn은 다르다.

내가 지금 어디서 일하고 있는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어떤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는지,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지가 계속 공개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LinkedIn을 ‘계속 업데이트되는 CV’ 정도로 생각한다.

실제로 채용공고를 보면 LinkedIn 안에서 바로 지원할 수 있는 Easy Apply도 있고, 회사 사이트로 이동해서 별도의 지원서를 작성하는 방식도 있다.

그래서 LinkedIn 프로필만 잘 만들어두면 CV가 아예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 역시 중요한 포지션에 지원한다면 여전히 CV를 따로 준비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다만 LinkedIn을 제대로 만들어두면 지원 전부터 상대방에게 보여줄 정보가 훨씬 많아진다.

그리고 Recruiter 입장에서는 지원하지 않은 사람도 검색할 수 있다.

이 차이가 크다.

내가 일자리를 찾고 있지 않을 때도 누군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디자인처럼 결과물을 보여주는 직업이라면 프로젝트나 포트폴리오 링크, 업무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쌓아두는 것만으로도 꽤 좋은 기록이 된다.

그런데 ‘열심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게 하나 있었다

LinkedIn을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기 쉽다.

‘그럼 나도 자주 글을 써야 하나?’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뭐라도 계속 올려야 사람들이 나를 기억할 것 같고, 꾸준히 활동해야 Personal Branding이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회사 생활을 하면서 조금 다른 장면을 봤다.

예전에 우리 회사에서 일하다 퇴사한 사람이 있었다.

퇴사 후에도 기존 직원들과 LinkedIn Connection은 그대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사람이 업무와 별 관계없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굉장히 자주 올리기 시작했다.

배우자 이야기, 골프를 친 이야기, 개인적인 사진들까지.

그 자체가 잘못됐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LinkedIn도 결국 사람이 사용하는 SNS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문제는 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보이게 만들고 있는지 전혀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는 점이었다.

회사 사람들 사이에서 그 게시물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왜 갑자기 LinkedIn에 이런 걸 계속 올리지?”

“Instagram이랑 헷갈리는 것 같은데?”

농담처럼 시작했지만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조금 무서웠다.

당사자는 아마 자신이 올린 게시물을 예전 동료들이 이런 식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을 것이다.

LinkedIn에서 가장 무서운 건 ‘조용히 만들어지는 인상’이다

LinkedIn에서는 누가 내 글을 읽었는지 전부 알 수 없다.

좋아요를 누르지 않아도 읽을 수 있고, 댓글을 남기지 않아도 사람들은 나에 대한 인상을 만든다.

그리고 지금 같이 일하는 동료뿐 아니라 예전 상사, Recruiter, 거래처 사람, 미래의 고용주까지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LinkedIn에 무엇인가 올릴 때 가끔 한번 더 생각한다.

“이 글을 내가 다음에 일하고 싶은 회사의 Hiring Manager가 봐도 괜찮을까?”

이 기준이 꽤 유용하다.

그렇다고 모든 글을 딱딱한 업무 이야기로만 채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사람 냄새가 나는 이야기가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한다.

직장에서 배운 것, 실패했던 경험,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 점, 커리어에 대한 생각 같은 내용은 충분히 개인적이면서도 전문적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적인 이야기를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그 이야기가 내가 어떤 프로페셔널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느냐에 더 가깝다.

디자이너라면 LinkedIn을 단순한 구직 사이트로 쓰기 아깝다

특히 디자이너에게 LinkedIn은 조금 더 활용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 결과물 하나를 올리고,

“이번 프로젝트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정도만 적어도 된다.

꼭 매일 디자인 철학을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다면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간단하게 공유하고, 팀과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라면 사람들을 태그해서 Credit을 주는 것도 좋다.

이런 기록이 하나씩 쌓이면 몇 년 뒤에는 단순한 경력 목록보다 훨씬 입체적인 프로필이 된다.

그리고 내가 직접 채용하는 입장에서 사람을 볼 때도 비슷하다.

CV를 먼저 볼 때도 있지만 후보자의 이름을 LinkedIn에서 한번 찾아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사진은 어떤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경력 흐름은 자연스러운지 정도를 가볍게 본다.

대단한 글을 쓰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프로필이 몇 년째 방치되어 있고 현재 직장조차 다르게 적혀 있으면 조금 아쉽다.

처음 시작한다면 이것만 해도 충분하다

LinkedIn을 처음 만든다고 해서 갑자기 매주 게시물을 작성할 필요는 없다.

나도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기본부터 제대로 해두는 게 훨씬 중요하다.

프로필 사진을 너무 오래된 것으로 두지 않고,

Headline에 단순히 Designer라고만 쓰기보다 내가 어떤 디자이너인지 조금 더 정확하게 적고,

현재 회사와 역할을 업데이트하고,

About에는 내가 무엇을 해왔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짧게 정리해두는 것.

그리고 좋은 프로젝트가 생겼을 때 조금씩 업데이트한다.

그 정도만 해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여기에 실제 같이 일했던 사람에게 Recommendation을 받을 수 있다면 더 좋다.

억지로 모르는 사람과 Connection 숫자만 늘리는 것보다 실제 업무 관계가 있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는 편이 나는 훨씬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뉴질랜드에서 LinkedIn은 ‘취업할 때만 켜는 앱’이 아니었다

한국에 있을 때 나는 LinkedIn을 거의 구직 사이트처럼 생각했다.

취업할 때 사용하는 것.

필요 없으면 닫아두는 것.

그런데 뉴질랜드에서 몇 년 일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이곳에서 LinkedIn은 취업하기 직전 갑자기 만드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조금씩 쌓아두는 커리어 기록에 더 가까웠다.

오늘 연결된 사람이 3년 뒤 거래처 담당자가 될 수도 있고,

예전 동료가 다른 회사로 옮긴 뒤 나에게 새로운 자리를 알려줄 수도 있고,

전혀 모르는 Recruiter가 내 경력을 보고 먼저 연락할 수도 있다.

그런 일은 내가 이직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이미 만들어지고 있다.

그래서 해외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영어 공부와 CV 작성만큼 LinkedIn도 조금 일찍 시작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엄청난 Influencer가 될 필요는 없다.

그냥 내 프로필을 보는 사람이,

“아, 이 사람은 이런 일을 해온 사람이구나.”

라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

그리고 게시물을 올리기 전에 가끔 이 질문 하나만 해보면 좋겠다.

“이 글은 사람들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기억하게 만들까?”

LinkedIn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아무 말 없이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