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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패키지에서 ‘Proudly Made’ 문구가 사용되는 방식

뉴질랜드 패키지에서 ‘Proudly Made’ 문구가 사용되는 방식

뉴질랜드 패키지에서 ‘Proudly Made’라는 문구가 유난히 자주 보이는 이유

뉴질랜드에서 패키지 디자인을 하다 보면 유난히 자주 만나는 문구가 있다. Proudly New Zealand Made, Proudly Kiwi Owned, 100% NZ Owned & Operated. 단순히 원산지를 알려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 디자인 작업을 하다 보면 이 문구가 생각보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왜 뉴질랜드 브랜드들은 굳이 ‘Proudly’라는 단어까지 붙여가며 자신이 로컬 브랜드라는 사실을 강조할까.

패키지 작업을 하다 보면 꼭 나오는 한마디가 있다

뉴질랜드에서 패키지 디자인을 하다 보면 꽤 자주 듣게 되는 요청이 있다.

“Proudly New Zealand Made 이거 앞에서 잘 보이게 넣어주세요.”

또는

“NZ Owned라는 것도 좀 더 크게 보이면 좋겠어요.”

처음에는 조금 의아했다.

원산지를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냥 Made in New Zealand 정도만 적어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데 브랜드 매니저나 마케팅팀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Proudly라는 단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이건 패키지에만 있는 현상도 아니다.

마트를 가도 비슷하다.

New World나 PAK’nSAVE 같은 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Locally Owned, Proudly NZ Owned, 100% New Zealand Owned 같은 표현을 생각보다 자주 만난다.

Foodstuffs North Island도 공식적으로 자신들을 100% New Zealand-owned co-operative라고 소개하고 있다. North Island의 New World, PAK’nSAVE, Four Square 매장은 지역의 grocer들이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구조다.

이 정도면 단순히 원산지를 알려주는 정보라기보다 하나의 브랜드 메시지에 가깝다.

그래서 디자인을 하면서 점점 궁금해졌다.

왜 뉴질랜드에서는 자기 회사가 뉴질랜드 것이라는 사실을 이렇게 중요하게 이야기할까.

‘New Zealand Made’보다 ‘Proudly’가 먼저 보일 때가 있다

Made in New ZealandProudly Made in New Zealand는 사실 전달하는 정보만 놓고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느낌은 상당히 다르다.

Made in New Zealand는 정보다.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를 알려준다.

그런데 Proudly Made in New Zealand라고 하면 갑자기 브랜드의 태도가 들어간다.

“우리는 여기에서 만들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가면,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라는 의미까지 생긴다.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이 차이가 꽤 중요하다.

단순한 법적 정보라면 뒷면 작은 글씨 안에 들어가도 된다.

하지만 브랜드가 그것을 하나의 가치라고 생각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앞면에 들어갈 수도 있고,

배지처럼 별도의 그래픽 요소가 될 수도 있고,

색이나 아이콘을 사용해서 더 강하게 강조하기도 한다.

그래서 Proudly라는 한 단어 때문에 실제 패키지의 정보 우선순위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뉴질랜드에서 ‘로컬’은 생각보다 실제 비즈니스와 가깝다

처음에는 이런 표현을 약간 감성적인 마케팅이라고 생각했다.

작은 나라니까 애국심을 자극하는 것 아닐까.

그런데 이곳에서 오래 일하고 실제 브랜드들을 보다 보니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뉴질랜드에서는 지역 단위로 운영되는 비즈니스가 일상 가까이에 있다.

예를 들어 Foodstuffs의 구조도 그렇다.

North Island의 New World, PAK’nSAVE, Four Square는 거대한 하나의 중앙 회사가 모든 매장을 똑같이 운영하는 방식과 조금 다르다.

Foodstuffs North Island는 지역의 grocer들이 각 매장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cooperative 구조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locally owned라는 말이 단순한 광고 문구만은 아니다.

실제로 그 매장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그 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사람을 고용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그런 구조를 알고 있다면,

‘여기에서 돈을 쓰는 것이 지역 비즈니스와 연결된다’

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나는 이 부분이 뉴질랜드에서 Proudly Owned라는 표현이 자주 쓰이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패키지 위의 ‘NZ’는 품질보다 ‘출처’를 말한다

여기서 한 가지는 조심해서 봐야 한다.

Made in New Zealand라고 적혀 있다고 해서 그 제품이 무조건 더 품질이 좋다는 뜻은 아니다.

NZ Owned라고 해서 다른 나라 회사보다 무조건 더 윤리적이라는 뜻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Proudly NZ품질 보증 마크처럼 해석하는 건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 문구가 가장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은 출처와 정체성이다.

누가 만들었는지.

어디에서 만들었는지.

누가 소유하고 있는지.

이 세 가지를 소비자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작은 시장에서는 이 정보 자체가 구매 이유가 될 수도 있다.

비슷한 가격과 비슷한 품질의 두 제품이 있을 때,

한쪽이 내가 사는 지역에서 만들어졌고,

그 회사도 이곳에서 운영되고 있다면,

그걸 선택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래서 Proudly라는 단어는 단순한 감정 표현이라기보다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주는 선택의 이유 하나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디자이너에게는 ‘Made’, ‘Owned’, ‘Operated’가 전부 다르다

실무에서 더 중요한 건 이 부분이다.

New Zealand Made

New Zealand Owned

New Zealand Owned & Operated

이 세 문장은 비슷해 보이지만 의미가 다르다.

뉴질랜드에서 만든 제품이지만 회사는 해외 기업 소유일 수 있다.

반대로 뉴질랜드 사람이 소유한 브랜드지만 제품 자체는 해외에서 생산할 수도 있다.

회사도 뉴질랜드 소유이고 여기에서 운영되지만 원재료는 해외에서 올 수도 있다.

그래서 패키지에 어떤 표현을 넣느냐는 생각보다 신중해야 한다.

디자인적으로 보기 좋은 문구라고 그냥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브랜드가 실제로 어떤 구조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나는 이런 작업을 하면서 디자인이 단순히 예쁜 레이아웃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는 걸 다시 느낀다.

작은 문장 하나도 브랜드의 실제 상황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소비자는 생각보다 이런 표현을 쉽게 믿는다.

그래서 더 정확해야 한다.

‘Clean & Green’ 이미지도 너무 쉽게 가져다 쓰면 안 된다

뉴질랜드 브랜드를 디자인하다 보면 자연, 깨끗함, sustainability 같은 이미지가 자주 등장한다.

산.

초원.

맑은 물.

초록색.

이런 것들이다.

뉴질랜드라는 나라 자체가 오랫동안 자연과 연결된 이미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요즘 이 표현을 조금 더 조심해서 보게 된다.

뉴질랜드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친환경 제품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Made in New Zealand는 생산 위치에 대한 이야기이고,

sustainable은 전혀 다른 증명이 필요한 이야기다.

그래서 두 가지를 디자인에서 너무 쉽게 섞어버리면 소비자에게 실제보다 더 큰 의미를 전달할 수도 있다.

오히려 정확히 사실인 것을 명확하게 말하는 게 브랜드에는 더 오래가는 신뢰가 될 수 있다.

결국 ‘Proudly’는 브랜드가 선택한 태도다

요즘도 패키지 작업을 하다가 Proudly Made in New Zealand라는 문구를 넣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예전에는 그냥 하나의 디자인 요소처럼 봤다.

어디에 넣을지,

크기는 얼마나 할지,

로고와 얼마나 떨어뜨릴지를 먼저 생각했다.

지금은 그 전에 다른 질문을 하나 한다.

“이 브랜드는 정확히 무엇을 Proudly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걸까?”

뉴질랜드에서 만들었다는 것인지,

뉴질랜드 사람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인지,

지역 안에서 사람을 고용하고 있다는 것인지.

그 답을 알면 디자인도 조금 달라진다.

어쩌면 이곳에서 Proudly라는 단어가 자주 보이는 이유는 아주 단순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작은 시장에서 자기 브랜드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소비자에게 분명하게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숨기지 않고 하나의 장점으로 내세우는 것.

패키지 위에 들어가는 글자는 몇 단어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일을 오래 할수록 그 몇 단어가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요즘은 Proudly라는 단어를 예전보다 조금 더 오래 들여다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