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뉴질랜드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 혹은 뉴질랜드 이민을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아주 현실적이고도 중요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한국에서 취업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인가요? 아마 '이력서 한 줄 더 채우기'일 것입니다.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학점은 몇 점인지, 토익 점수, 어학연수, 공모전 수상 경력, 봉사활동까지... 소위 말하는 '스펙'을 쌓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죠.

그런데 뉴질랜드에 오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이곳에서 취업할 때 가장 강력한 무기는 화려한 이력서가 아니라, 바로 '인맥(Networking)'입니다.
😲 "사장의 동생부터 직원의 딸이 입사했다?"
실제로 뉴질랜드의 많은 회사들을 보면 이런 경우가 허다합니다. 새로 들어온 직원을 보면 사장의 와이프, 사장의 친인척, 혹은 기존 직원의 자녀나 친구인 경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하죠.
심지어 뉴질랜드 회사에 입사 지원서를 쓸 때 질문 문항 중에 이런 구절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문화가 낯설고 불공정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회사에서 면접관으로서 사람을 뽑는 위치가 되어보니, 그 마음이 180도 이해가 가기 시작하더군요.
🙋♂️ 면접관이 되어보니 알게 된 솔직한 심정
"저 역시 면접자들을 평가하고 사람을 뽑을 때, 웬만하면 지인 추천을 받았거나 이전에 나와 한 번이라도 같이 일을 해봤던 사람에게 마음이 가고 기회를 더 주고 싶어집니다."
종이 한 장에 적힌 화려한 경력과 자격증은 그 사람의 '일하는 태도'나 '인성'까지 보장해 주지 못합니다. 면접 때 아무리 말을 잘해도 막상 출근하면 팀 분위기를 흐리거나 책임감이 없는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요. 실제로 많은 이력서를 받아보면서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는 쳐다도보지 않습니다. 사실 관심도 없구요. 그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기술이 있을지만 궁금할뿐입니다.
하지만 같이 일해본 경험이 있거나, 내가 신뢰하는 직원이 보증하는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이 사람은 최소한 기본은 한다", "트러블을 만들지 않는다"라는 확실한 담보를 갖고 시작하는 셈입니다.
결국 뉴질랜드에서 '인맥'이라는 건 반칙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증명해 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신용 보증서였던 것입니다.
💡 왜 뉴질랜드는 '인맥'을 이토록 중요하게 여길까?
뉴질랜드에서 인맥을 통해 사람을 뽑는 것은 한국식 '인맥 빽'과는 개념이 조금 다릅니다. 이들에게 인맥이란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최소한의 보증을 서주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 실패 비용을 줄이기 위한 리스크 관리
뉴질랜드는 고용법이 고용주보다 노동자에게 꽤 유리하게 되어 있는 편입니다. 즉, 사람을 한 번 잘못 뽑으면 해고하기가 매우 까다롭고 회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큽니다. 그렇다 보니 신원이 불분명한 백 명의 지원자보다, 이미 검증된 내부 직원이 추천하는 한 명을 신뢰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것이죠.
- '컬처 핏(Culture Fit)'과 팀워크 뉴질랜드 직장 문화는 '같이 일할 때 편한 사람', '우리 팀 분위기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사람'을 중요하게 봅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독불장군이거나 성격이 모나면 뽑지 않습니다. 기존 직원의 지인이라면 조직의 성향과 맞을 확률이 높다고 보는 것입니다.
🛠️ '숨겨진 채용 시장(Hidden Job Market)'을 공략하라
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 구직 시장의 약 70~80%는 구직 사이트(Seek, Trade me 등)에 공고가 올라오기도 전에 지인 추천(Referral)이나 인맥을 통해 비공개로 채용된다고 합니다.
만약 뉴질랜드 취업을 준비하고 계신다면, 방 안에서 이력서 자격증 칸을 채우는 것보다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고 나를 알리는 것이 훨씬 빠를 수 있습니다.
- 관련 업계 세미나, 네트워킹 이벤트 참여하기
- 링크드인(LinkedIn)을 통해 관심 있는 분야의 실무자에게 정중하게 커피 챗(Coffee Chat) 요청하기
-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구직 중임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뉴질랜드에서의 인맥은 불공정한 반칙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증명해 주는 '인간 보증서'와 같습니다.
혹시 뉴질랜드에 지인이 없다고 너무 낙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부터 만나는 모든 인연들, 작은 봉사활동이나 캐주얼한 모임, 혹은 아이의 학교, 유치원에서 만났던 모든 사람들이 나의 소중한 레퍼런스(추천인)가 될 수 있으니까요. 오늘부터 나의 든든한 링크(Link)를 만들어 가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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