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뉴질랜드에서 맞이하는 기념일들은 한국과 닮은 듯 다른 매력이 있어 늘 흥미롭습니다. 5월에 카네이션과 현금 봉투로 감사를 전하는 한국의 '어버이날'이 있다면, 이곳 뉴질랜드에는 매년 9월 첫째 주 일요일에 찾아오는 아빠들의 합법적인 왕의 날, '파더스데이(Father's Day)'가 있습니다. (※ 2026년 올해 파더스데이는 9월 6일 일요일입니다.)
오늘은 뉴질랜드 파더스데이의 정의부터 한국과의 차이점, 특유의 풍습, 그리고 무엇보다 이 먼 이국땅에서 살아가는 이민자 가족들에게 이 날이 어떤 특별한 의미를 갖는지 깊이 있게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1. 뉴질랜드 파더스데이(Father's Day)란?
뉴질랜드의 파더스데이는 오롯이 '아버지(혹은 아버지 같은 존재)'에게 감사를 표하는 날입니다. 5월 둘째 주 일요일인 '어머니 날(Mother's Day)'과 완벽히 분리되어 있어, 이날 하루만큼은 온전히 아빠가 주인공이 됩니다.
특히 평일이어도 날짜가 고정된 한국과 달리, '9월 첫째 주 일요일'로 지정되어 있어 온 가족이 바쁜 일상을 멈추고 온전히 하루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제도가 뒷받침해 줍니다.
2. 한국의 '어버이날' vs 뉴질랜드의 '파더스데이' 비교
| 구분 | 한국의 어버이날 | 뉴질랜드의 Father's Day |
| 대상 | 부모님 두 분을 함께 공경 | 아버지(또는 롤모델이 되는 남성 어른) |
| 날짜 | 5월 8일 (평일이어도 고정) | 9월 첫째 주 일요일 (언제나 주말) |
| 선물 성향 | 카네이션, 현금(용돈) 등 | 철저히 아빠의 취미와 실용성 중심 |
| 전체 분위기 | 효도와 감사의 진중함 | 봄의 시작을 알리는 유쾌한 가족 축제 |
한국의 어버이날이 키워주신 은혜에 대한 깊은 감사와 '효도'라는 진중한 무게감을 갖는다면, 뉴질랜드의 파더스데이는 "오늘 하루는 아빠가 좋아하는 거 하면서 다 같이 신나게 놀자!"에 가까운 유쾌한 축제 분위기입니다.
3. 뉴질랜드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습
🥞 침대 위로 배달되는 아침, "Breakfast in Bed"
이날 아침엔 아빠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 것이 국룰입니다. 아이들이 고소한 베이컨, 달걀 프라이, 토스트와 따뜻한 커피를 쟁반에 담아 아빠 침대 머리맡으로 직접 배달합니다. 부스스한 눈으로 감동을 삼키는 아빠들의 해맑은 미소로 하루가 시작되죠.
🌭 학교 마당의 불꽃 바베큐 행사와 소방차 소동
파더스데이 직전 평일 아침, 초등학교에서는 'Father's Day Breakfast'가 열립니다. 아빠들이 출근을 미루고 아이 손을 잡고 등교하면, 학교 마당에서 선생님들이 대형 그릴에 소시지(Sausage Sizzle)를 굽습니다. 연기가 너무 자욱해 매년 몇몇 학교에서는 진짜 소방차가 출동하는 웃픈 해프닝이 뉴질랜드 단골 뉴스로 나오기도 합니다.
4. 이 날이 '이민자 아빠'와 가족들에게 주는 진짜 의미
현지인들에게는 매년 돌아오는 즐거운 주말이겠지만, 낯선 이국땅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민자 가족들에게 파더스데이는 눈시울이 붉어지는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한국의 부모님이 생각나기도 하고... 이 먼곳까지 와서 살다보니 어색하기만 했던 Farther's Day가 이제 내나라 행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또 때로 한국의 어버이 날을 깜빡잊고 부모님에게 전화를 잊기도 하고.. 혼란과 기쁨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되곤 합니다.
많은 이민자 아빠들이 한국에서의 안정적인 커리어와 기반을 내려놓고, 오직 "자녀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뉴질랜드행을 선택했습니다. 언어의 장벽, 맨땅에 헤딩하는 듯한 구직 활동, 문화적 외로움을 '가장의 무게'라는 이름으로 삼켜온 이들에게, 뉴질랜드 사회 전체가 들썩이며 "아빠, 그동안 고생 많았어"라고 토닥여주는 이날은 그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위로받는 날이 됩니다.
주말에 마트에 가서 파더스데이 초콜릿을 고르고, Mitre 10(철물·정원용품점)에서 아빠 선물을 사며, 일요일 오후 뒷마당에서 키위 이웃들과 똑같이 바베큐 그릴을 켜고 맥주캔을 따는 그 순간. 이민자 가족들은 문화적 이방인이 아니라 '우리도 이제 완벽한 뉴질랜드 라이프를 함께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과 뭉클한 소속감을 느끼게 됩니다.
5월의 어머니 날이 선선한 가을의 길목에 있다면, 9월의 파더스데이는 뉴질랜드에 화창한 '봄(Spring)'이 시작되는 신호탄입니다.
낯선 땅 뉴질랜드에서 '가장'이라는 무겁고 외로운 이름표를 달고 치열하게 달려온 이민자 아빠들. 이번 파더스데이에는 아이들이 구워준 서툰 토스트를 베어 물며,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따뜻한 확신과 위로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다가오는 9월 첫째 주 일요일, 주변의 고마운 아빠들에게 유쾌하고 다정한 인사를 건네보세요. "Happy Father's 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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